10월 20일 원·엔 환율이 장중 100엔당 835.86원까지 내려왔습니다. 2008년 1월 2일 이후 가장 낮은 숫자입니다. 29일 오후에도 837.92원이었습니다. 일본 여행 커뮤니티마다 “엔화 지금 사야 하나”라는 글이 올라오는 이유입니다.
18년 만이라는 말도 사실 작게 잡은 표현입니다. 그 사이 두 나라 물가가 얼마나 달리 움직였는지까지 넣으면 지금 엔은 1980년대 초 이후 가장 싼 구간에 있습니다.
원·엔 환율은 지금 어디쯤인가?
18년 9개월 만의 최저입니다. 원·엔 재정환율은 10월 20일 오후 3시 30분 100엔당 840.20원, 장중 835.86원까지 내려 2008년 1월 2일(장중 833.4원)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세계일보·디지털타임스 보도). 10월 29일 오후 3시 30분 기준은 837.92원입니다(철강금속신문 보도).
2026년 1월 월평균(사이트 계산) 대비 10월 29일, 100엔당 −9.9%.
월평균으로 봐도 흐름이 같습니다. 사이트 데이터로 원/달러 월평균을 엔/달러 월평균으로 나눠 계산하면 1월 929.8원, 6월 950.0원, 7월 922.5원, 8월 885.3원입니다. 10월 1~16일 평균은 849원으로 2007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월중 평균이라는 시중은행 집계가 보도됐습니다(시사통신).
물가까지 보면 엔은 얼마나 싼가?
1982년 10월 이후 가장 싼 구간입니다. 환율 숫자만 보면 2007년에 100엔이 750원대였으니 그때가 더 쌌습니다. 그런데 그 뒤 19년 동안 한국 물가가 일본보다 훨씬 많이 올랐습니다. 2007년 7월부터 2026년 7월까지 소비자물가는 한국 53.3%, 일본 19.9% 올랐습니다.
같은 100엔으로 살 수 있는 일본 물건이 한국 물건 기준으로 얼마어치인지를 보려면, 명목 환율에 두 나라 물가 비율을 곱한 실질 환율을 봐야 합니다.
| 시점 | 명목(100엔당) | 실질(2026-07 물가 기준) |
|---|---|---|
| 1982-10 | — | 835.1원 |
| 1998-01 (외환위기) | — | 2,240.7원 (최고) |
| 2007-07 | 756.8원 | 967.9원 |
| 2015-06 | 899.0원 | 977.6원 |
| 2024-07 | 878.2원 | 876.5원 |
| 2026-01 | 929.8원 | 932.4원 |
| 2026-08 | 885.3원 | — |
| 2026-10 (1~16일 평균) | 849원 | 약 845~850원 |
월평균 원/달러(한국은행 ECOS)를 월평균 엔/달러(FRED)로 나눈 값에 일본 CPI/한국 CPI 비율을 곱해 2026-07 물가로 맞췄습니다. 1971년 이후 월별 자료입니다. 10월 실질값은 8~10월 물가를 추정해 넣은 근사치입니다.
실질 원·엔 환율 기준. 1974년 이후 이보다 낮았던 달은 1979년 11~12월과 1982년 10월뿐입니다(사이트 계산).
2007년 7월의 756.8원은 지금 물가로 바꾸면 967.9원입니다. 지금 840원대가 실질로는 그때보다 12% 넘게 쌉니다. 일본 여행을 가 본 사람이 “환율은 비슷한데 체감은 훨씬 싸다”고 느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일본 물가가 19년 동안 20% 오를 때 한국 물가와 소득은 그보다 훨씬 많이 올랐습니다.
엔이 약해진 건가, 원이 강해진 건가?
올해는 원화 쪽이 훨씬 컸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1월 평균 1,456.5원에서 10월 29일 1,336.8원으로 8.2% 내렸습니다. 같은 기간 엔/달러는 1월 평균 156.7엔에서 160엔 안팎으로 2% 정도 움직였습니다(10/29 원·엔과 원/달러로 역산하면 약 159.5엔).
| 구간 | 원/달러 | 엔/달러 | 100엔당 원 |
|---|---|---|---|
| 2026-01 평균 | 1,456.5원 | 156.7엔 | 929.8원 |
| 2026-06 평균 | 1,527.3원 | 160.8엔 | 950.0원 |
| 2026-08 평균 | 1,406.3원 | 158.8엔 | 885.3원 |
| 2026-10-29 | 1,336.8원 | 약 159.5엔(역산) | 837.92원 |
월평균은 사이트 데이터(ECOS·FRED), 10월 29일은 서울 외환시장 오후 3시 30분 보도값.
원화가 강해진 이유는 반도체 수출로 들어온 달러입니다. 9월 한 달 수출만 1,209억 달러였습니다(20일 만에 수출 616억 달러, 반도체가 45%). 같은 원화 강세가 달러 기준 구매력을 얼마나 키웠는지는 환율 1,324원, 7월보다 달러가 15% 싸졌다에 있습니다. 유로도 넉 달 새 16% 싸졌고(유로, 원화 대비 넉 달 새 16% 하락), 미국 주식의 원화 수익률은 깎았습니다(환율 1,554→1,352원, 미국주식 원화 -10%).
엔은 엔대로 약했습니다. 일본은행은 9월 기준금리를 1.25%로 올렸지만 엔/달러는 160엔 근처에서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일본 재정 부담 우려와 미국 금리 인상 기대가 겹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디지털타임스·시사통신 보도). 일본 금리가 세계 돈 흐름을 흔드는 구조는 엔캐리 트레이드란?에 정리돼 있습니다.
일본 여행 경비로는 얼마나 차이 나나?
10만 엔 쓰면 연초보다 약 9만 원 덜 듭니다. 3박 4일에 현지에서 10만 엔을 쓴다고 가정했습니다.
| 환율 기준 | 100엔당 | 10만 엔의 원화 |
|---|---|---|
| 2026-06 평균(올해 최고) | 950.0원 | 95만 원 |
| 2026-01 평균 | 929.8원 | 92만 9,800원 |
| 2026-08 평균 | 885.3원 | 88만 5,300원 |
| 2026-10-29 | 837.92원 | 83만 7,920원 |
매매기준율 단순 환산. 카드 해외결제 수수료·환전 스프레드는 빠져 있습니다.
일본 물가도 1~7월에 1.2% 올랐으니 같은 여행이 엔으로는 조금 비싸졌습니다. 그걸 감안해도 1월보다 원화로 약 9%, 6월보다는 약 11% 싸졌습니다. 9월에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84만 2,300명으로 1년 전보다 25.6% 늘어 9월 기준 역대 최다였습니다(일본정부관광국, 경북매일 보도).
싸다는 것과 바닥이라는 건 다릅니다. 10월 12일 839원을 ‘바닥’으로 보고 엔화를 산 사람은 8일 뒤 835원대를 봤습니다. 엔화 예금 잔액이 2024년 11월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시사통신). 환전은 여행 일정과 실제 쓸 금액에 맞추고, 환차익을 노린다면 원화가 다시 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이 사이트는 환율을 예측하지 않습니다.
정리
- 원·엔 환율은 10월 20일 장중 835.86원으로 2008년 1월 이후 최저, 29일에도 837.92원이다.
- 두 나라 물가 차이를 반영한 실질 기준으로는 1982년 10월 이후 가장 싼 구간이다.
- 연초 대비 하락의 대부분은 원화 강세(원/달러 −8.2%)에서 나왔다.
- 일본에서 10만 엔을 쓰면 1월보다 약 9만 원 덜 든다. 다만 지금이 바닥이라는 근거는 없다.
과거 금액이 지금 돈으로 얼마인지, 물가와 통화량 두 기준으로 비교하려면 과거 돈 환산 계산기를 열어 보세요.